수학 실력 향상에 필기 특히 연습장 사용에 대해 세 가지를 나의 경험에서 조언하고자 한다.
첫째, 수학 연습장은 ‘줄(line)’이 있는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다 그냥 여기저기 풀면 나중에 나의 풀이 과정을 다시 확인하기 힘들다. 검산하기도 불편하고 내가 실수한 부분을 찾기도 어렵다. 반면 연습장의 줄을 따라 한 줄씩 풀면 더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검산을 하거나 실수를 발견하기도 쉬워진다.
둘째, ‘문항번호’를 꼭 적어라.
그래야 나중에 내가 실수한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연습장에서 풀이 과정을 찾는 시간도 꽤 많이 소모되므로 이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한 면의 절반씩 풀어라. 수학 문제를 풀 때는 보통 긴 식을 옆으로 줄지어 쓰기보다는 짧은 식을 밑으로 연달아 쓰게 된다. 따라서 연습장을 쓸때는 한 장을 길게 반으로 접어 그 절반씩 밑으로 써나가는 것이 좋다. 그러면 한 장에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어서 각각의 풀이 과정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글씨와 그림은 최대한 깨끗하게
글씨를 잘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깨끗하게는 적어야 한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연습장을 보라. 한석봉 같은 ‘달필은 별로 없다. ‘이런 글씨로 어떻게 공부를 잘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연습장도 있다. 그러나 알아보지 못하는 글씨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게 포인트다.
풀이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깔끔한 글씨로 써야 한다. ‘뭐 어때, 나만 알아보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가끔은 나조차도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이 알아보기 힘든 글씨라면 시험처럼 긴장된 순간에는 자기도 모르게 헷갈리게 된다. 평소의 잘못된 습관이 수능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깔끔하고 알아보기 쉽게 쓰는 팁을 제시하겠다. 왠지 지저분해 보이고 알아보기 힘든 글씨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획과 획의 ‘이음새’ 부분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깔끔한 글씨를 원한다면 이 부분만 신경 쓰면 숫자나 기호를 쓸 때 획과 획의 이음새 부분만 확실히 막아줘도 훨씬 깔•끔해진다. 나만 알아볼 수 있던 글씨가 누구나 한눈에 알아보기 쉬운 글씨로 바뀐다. 한번 시도해 보라. 눈에 띄게 깔끔해진 자신의 수학 연습장에 아마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헷갈리는 기호나 숫자 쓰는 법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수학 선생님이 가장 먼저 설명한 것은 기호 쓰는 법이었다. 처음에는 ‘서예 시간도 아닌데, 내가 왜 수학 시간에 글씨 따위를 연습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의고사에서 너무나 쉬운 문제인데도 ‘와 ‘2’를 헷갈려 버려서 4점짜리 수학 문제를 놓친 후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수능에서 4점이면 원서를 쓸 수 있는 학과가 뒤바뀐다.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것이니 다음에 말하는 것을 조심하길 바란다. (이 조언들 하나하나에 선배들의 피눈물이 담겨 있다.)
1. 알파벳 Z는 2와 헷갈린다. Z처럼 중간에 선을 하나 더 그어야 헷갈리지 않는다.
2. 알파벳 소문자 ㅣ은 필기체로 적어야 숫자 1과 헷갈리지 않는다.
3. 알파벳 소문자 t는 밑의 부분을 확실하게 꺾지 않으면 +와 헷갈리게 된다.
4. 변수로 많이 쓰는 알파벳 소문자 X는 x(곱하기)와 헷갈린다. 이렇게 X와 같이 첫 부분을 꺾어주거나 처럼 둥글게 쓰는 것이 좋다.
5. 고등학교 통계 단원에서 배우는 (표준편차) 기호는 자칫하면 0과 헷갈릴 수 있다. 둥글게 쓰지 말고 처럼 모나게 쓰면 0과 혼동하지 않을 수 있다.
6. q, g, 8, 9. 이 네 가지는 쓰는 법을 확실히 구분하지 않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게 된다. q는 불편하더라도 ‘복잡하게’ 쓰는 것이 좋다. 같은 식으로 쓰면 된다.
언뜻 보면 g와 비슷하지만, 또는 중간의 세로선을 그은 후 ‘오른쪽’으로 말아 올리고, g는 ‘왼쪽으로’ 말아 올린다. 8은 중간에 4개의 선이 한 점에서 만나는데, 이 부분을 깔끔하게 써주어야 한다. 획이 조금만 튀어나오거나 모자라면 9. 와 헷갈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