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제 풀이를 통해 취약 부분을 보충하자
수능 탐구에서 기출문제를 푸는 시기는 수능 수학과 마찬가지로 기본서 공부가 끝난 뒤가 좋다. 만약 기본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기출 문제를 보면 온통 모르는 내용이라 공부할 의욕도 안 나고 지치게 된다. 그러나 기본서를 반복적으로 공부한 후라면 이제 기출문제를 활용해서 본격적으로 문제 적응력을 기를 수 있다.
수능 탐구 기출문제를 풀 때의 포인트는 다른 과목과 다르다. 예컨대 수능 국어와 수능 영어는 ① 각 문제유형별 접근법을 익히기 위해 ② 시간 안배 연습을 위해 기출문제를 풀었다. 그러나 탐구영역은 그 두가지보다는 ‘기본 개념을 더욱 확실히 다지기 위해 기출문제를 푸는 것이다.
따라서 탐구영역 기출문제를 풀 때는 문제유형에는 집착할 필요가 없다. 시간 맞춰 푸는 연습도 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탐구영역은 알면 맞히고 모르면 틀리는 것이지, 알면서도 시간이 부족해서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시간 맞춰 풀기보다 기출문제에서 어떤 개념’을 묻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수능을 출제하는 교수님들은 방대한수능 탐구 범위 중에서 특정 부분을 중요하다고 여기고 그것을 문제로 낸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나오는 문제는 계속 나오고 안나오는 문제는 계속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금속의 반응성을 각종 실험을 통해서 비교하는 문제는 화학과목에서 거의 빠짐없이 나오지만 구석기나 신석기 시대의 유적지명칭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한국사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처럼 기출문제를 보면 내가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점수에 직결되는 공부만 하면서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된다.
한편 많은 학생이 문제 풀이를 할 때 틀린 문제는 해설지를 보거나 관련 기본서를 뒤적이며 이해한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빨리 성적을 올리는 팁을 알려주겠다.
문제를 풀다 보면 정답은 맞힐 수 있었지만 정답 이외의 다른 보기에 관해서는 잘 모를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을 문제를 풀면서’ 표시해두는 것이다. 예컨대 과학탐구 문제를 풀다가 반응성과 이온화경향은 같은 개념인가?라는 의문이 생기면 반드시 (문제를 푸는 도중에) 여백에 메모를 해두라. 예컨대 사회탐구 문제를 풀다가 ‘노자와 장자의 사상에 차이점이 있었던가?라는 의문이 생기면 ‘에이, 정답은 찾은 것 같으니 일단 다음 문제로 넘어가고 그건 이따가 채점 후에 찾아보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즉시 의문을 여백에 적어두라. 왜냐면 채점하는 순간 그 문제를 풀면서 들었던 모든 의문은 잊히기 때문이다. 일단 채점하고 나면 어떤 의문을 가졌는지, 심지어 이 문제를 풀며 내가 의문을 가졌다는 사실조차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실력을 올리는 가장 빠른 비결은 문제를 풀면서 생겼던 모든 의문을 적어놓고 채점 후 그걸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습관에 있다.
이렇게 탐구영역은 문제를 풀면서 들었던 의문들, 점수를 매긴 후에 틀렸던 문제들에 관해 반드시 기본서를 들춰 보며 보충하자. 이것이 수능 탐구 공부의 핵심이고 진정한 단권화다. 단권화란 기본서에 없는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모조리 그것을 기본서 여백에 베껴 쓰는 작업이 아니다. 단권화를 그런 식으로 하면 끝이 없다. 내가 말한 방식처럼 ‘문제를 풀면서 발견된 나의 취약점을 기본서로 보충해야 효율적인 단권화도 할 수 있고, 성적도 빠르게 올라간다.
실수 문제로 틀리는 것 잡기
수능 탐구는 별다른 기초가 없더라도 기본 개념 이해와 문제 풀이가 충분하다면 점수가 비교적 잘 오르는 편에 속한다. 하지만 내게 쉬우면 남들에게도 쉬운 법.
실제로 수능을 몇 달 앞둔 시기에는 영어·수학을 포기한 많은 학생이 ‘탐구영역에서라도 점수를 받자’는 절박함으로 맹렬히 달려든다. 따라서 상위권으로 올라갈수록 점수 경쟁은 치열해지고, 한두 개만틀려도 표준점수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이 수능 탐구다.
그러므로 중위권은 물론이고 상위권도 수능 탐구에서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여느 과목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수능 탐구에서의 실수는 수학영역의 실수와 차원이 다르다. 각과목별로 20문항에 불과한 데다가 점수가 높은 학생들의 비율이 다른 영역보다 많으므로, 한두 개만 실수해도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급격하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줄이는 방법은 딱 한 가지, 일명 ‘양치기’다. 그야말로 문제풀이의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수능 기출문제, 교육청 모의고사, EBS FINAL, 사설 출판사 모의고사 등 닥치는 대로 최대한 많이 푸는 것이 관건이다.
나는 수능을 앞두고 거의 매일 수능 탐구 모의고사를 1회씩 풀었다. (언뜻 들으면 대단한 것 같지만 과목별로 20문제밖에 되지 않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점수를 매기고 난 후에 개념이 부족한 부분은 기본서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단권화하고 보충했다. 그리고 실수로 틀린 부분은 문제 위의 여백에다 내가 실수를 한 이유를 빨간펜으로 적고, 문제 전체를 오려서 벽에 붙여두었다. 예컨대 위의 경우라면 “퍼센트 수치와 전체 수치를 구별하자!”라고 적는 식이다.
실수는 반복된다. 당신도 자신이 틀리는 문제들을 잘 살펴보라. 지금 틀렸던 문제는 예전에도 틀렸던 문제다. 그러니 양치기 공부를 하다가 내가 실수로 점수를 놓쳤다는 것이 발견되면 해설을 보며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반드시 특별한 조치를 취해 두는 것이 좋다. 붙이든가, 아니면 매일 밤 공부를 마무리할 때 틀린 문제만 다시 한번 복습하든가, 이렇게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전에서 출제자가 파놓은 함정에 빠지기 쉽다.
실수란 단순히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발생하는 게 아니다. 평소에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다. 출제자는 당신이 어느 부분에서 실수할지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실수를 유도하려는 문제를 만든다. 따라서 평소에 실수할 때마다 반드시 따로 정리해 놓고 다음에는 절대 속지 말자’라고 다짐, 또 다짐해야 한다. 실전에서 만점을 받는 학생은 바로 그런 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