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를 이용해 수능 독해와 어휘의 기초를 다지자
아무리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입시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1등급(90점 이상)의 비율은 5~12%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이는 난이도가 매년 널뛰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수능 때 뒤통수를 맞지 않으려면 어떤 난이도로 나와도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평소에 만들어두어야 할 것이다. 수능 영어는 어떻게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을까? 실력별로 알아보자.
일단 하위권의 경우 준비물은 수능 국어와 마찬가지다. 최근 10년간의 실전 수능과 평가원 모의고사다. 총 30회가 될 것이다. 하루에 1회씩 푸는 것도 동일하다.
하지만 기출문제를 푸는 목적이 수능 국어와 약간 다르다. 수능 국어의 경우 출제 경향과 문제유형, 그리고 정답에 이르는 논리 과정에 익숙해지기 위해 풀었다. 그러나 수능 영어의 경우 그것보다는 수능에 자주 나오는 ‘단어’를 공부하기 위해, 그리고 독해력의 기초’를 쌓기 위해 푸는 것이다.
수능 영어 문제는 총 45문항인데 그중에서 듣기 17문항을 빼면, 28개의 독해·문법 문제가 남는다. 이것을 공부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 문제를 풀기 전에 모르는 단어는 모두 동그라미를 쳐둔다.
풀기 전에 ‘미리’ 표시하는 것이 포인트다. 미리 표시해 두지 않으면 골치아픈 고민을 외면하는 습성이 있는 우리 대뇌가 그 단어를 아는 단어로 착각할 수 있다. 처음 봤을 때 뜻을 곧바로 떠올릴 수 없는 단어라면, 정직하게 동그라미를 쳐두도록 하자.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나하나 사전을 뒤적이며 찾지는 않을 테니 동그라미는 아무리 많아도 상관없다.
② 해석을 먼저 읽은 후 영어 지문을 읽는다.
하위권은 독해력이 부족하니 영어 지문을 읽고 곧바로 해석하기 힘들다. 그래서 해석을 한 줄 읽고, 영어 지문으로 돌아와 해당 부분을 읽으면 뜻을 아는 상태에서 보는 것이라 쉽게 독해가 된다. 이런 방식으로 분량을 늘려나가면 영어 구문의 구조가 점차 익숙해진다.
③ 모르는 단어의 뜻은 해석을 참고해 적어둔다.
해석을 읽으면 아까 동그라미를 쳤던 단어의 뜻을 자연히 알게 된다. 하위권은 동그라미를 쳐둔 단어가 많을 것이므로 일일이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해석을 보고 그 뜻을 아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많은 양을 빠르게 공부할 수 있다.
참고로 이때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해석을 읽다 보면 ‘뭐야? 이건 사실 내가 아는 단어인데 왜 아까 동그라미를 쳤지? 싶다. 그게 조금 전에 말한 우리 대뇌의 습성이라는 것이다. 정답을 보면 이미 내가 알던 것 같지만 정답을 보기 전에 알아야 그게 진짜 아는 것이다. ‘아는 단어’와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르는 단어’를 정확히 구별하기 위해 독해하기 전 모르는 단어에 ‘미리’ 동그라미를 쳐두라는 것이다.
④ 위 과정을 모두 마친 뒤 이제는 영어 지문만 보고 해석해 본다.
이제 단어의 뜻도 알았고 영어 지문의 해석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 다시 지문의 첫 문장으로 돌아와 빠르고 리드미컬하게 읽어본다. 입으로 소리를 내면 더욱 좋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영어의 문장구조가 점차 몸에 배게 된다.
⑤ 수능 국어와 달리 문제를 끝까지 풀고 나서 점수를 매겨본다.
수능 국어 step 01에서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와 다른 점은 이번에는 ‘정답’을 미리 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해석을 먼저 읽고 영어 지문을 나중에 읽는 꼼수를 써서 독해했지만 그래도 문제만큼은 스스로 풀어야 푸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수능 영어에서 변별력 있는 몇 개 문항은 영어 실력이 아닌 국어적 논리력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다. 글의 논지를 파악해서 순서대로 배열해야 한다든가, 빈칸에 들어갈 구문 찾기, 이어질 글로 적절한 문장 찾기 등의 유형이 그렇다. 이런 문제는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펼쳐놓고 풀어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수능 영어 기출문제를 풀 때는 해석됐다고 끝난 게 아니므로 채점하며 정답까지 표시하고 난 후에 왜 틀렸는지도 분석해야 한다.
⑥ 맞힌 문제에는 동그라미를 친다.
자신감을 위해서다. 설령 해석을 보고 풀었더라도 문제는 스스로 풀었으니 이건 내가 맞힌 문제다. 그러므로 동그라미를 친다. 이건 미래의 내 모습을 미리 보는 것과 같다. 어차피 몇 달 뒤에는 해석을 보지 않고 풀어도 맞힐 수 있게 될 테니 동그라미를 칠 때 굳이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매일 1회씩, 30회를 풀어보자.
아마 한 달이 다 되기도 전에 독해 실력이 늘었음을 스스로 느낄 것이다. 한편 동그라미를 쳐둔 단어들은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외워두라. 수능에 실제로 나왔던 단어라서, 외우는 족족 점수에 바로 반영된다.